강남등 신고 안하고 ‘쉬쉬’
당국 관리기준 문제점 노출
서울 강남의 사설 어린이집에서도 최근 5명의 수족구병 환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같은 사설시설은 보건당국이 관리하는 법적 테두리 밖에 있어 수족구병뿐만 아니라 다른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에도 통제가 허술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지적됐다.
서울 강남의 한 놀이학교에서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4세 내외 5명의 원아가 수족구병에 걸렸다. 그러나 이 놀이학교에서는 이들 아동이 수족구병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구청이나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달 초 수족구병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관인 보육시설을 담당하는 행정부처에서 일선 어린이집에 수족구병 발병 현황 보고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관인 어린이집이 아닌 이 시설에서는 해당 공문조차 받지 못했다.
이 시설 원장은 “수족구병 발병을 확인한 이후 서둘러 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고, 발병한 원아는 한동안 결석하고 병원치료를 하는 등의 조치를 해 발병 원아들은 이미 완치된 상태”라며 “고의로 구청이나 보건소에 신고를 누락한 게 아니라 따로 신고하라는 얘기도 못 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수족구병 발병 현황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보건당국은 정확한 수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 난립한 사설 어린이집에서 각종 전염병 발병 사실을 쉬쉬할 경우 보건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어린이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통상 영어유치원, 놀이학교 등의 명칭으로 운영되는 사설 보육ㆍ교육시설의 경우 보통 학원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의거, 외국어학원 형식으로 설립돼 일반 영유아 보육기관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위생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질병 관리ㆍ감독의 사각지대임을 시인한 셈이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의거 6세 미만의 취학 전 아동,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의거 3세 이상의 취학 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에 인가를 내주고 있다.
일부 시설의 경우 학원법이 규정하는 조건에도 못 미쳐 일반서비스업으로 등록해 유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놀이학교 원장은 “다양하고 양질의 보육과 교육을 원하는 부모들의 요구를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 내 고시를 통해 수족구병을 지정전염병에 포함시킬 전망이다. 이 경우엔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서 수족구병 환자 진료 사실을 신고할 의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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